[운남 배낭여행] 루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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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알자여행 댓글 0건 조회 1,506회 작성일 04-09-06 07:37본문
우리가 묵었던 거와빈관도 여주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계 집안이었다. 우리는 밤에 통바비규를 요청했다. 여주인의 남동생 2과 여동생 3명이 음식을 준비했다. 이윽고 고기가 익고, 술이 돌아가면서 권주가가 나오고 주연은 시작됐다.
술이 돌면서 우리 여행자들은 이곳의 특유한 주혼(走婚)에 관해서 물었다. 비교적 잘 생긴 남자들은 13살때부터 주혼을 시작한다. 주혼은 자신의 맘에 드는 여자의 집에 들어가 동침을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허락여부는 여자의 소관사항이다. 여자가 허락을 하면 같이 잠을 자는데, 아침 5시 전에는 아무도 몰래 집에서 나가야 한다. 이 형제 가운데 한 친구는 8명 가량의 주혼대상 여자가 있었고, 다른 형제는 5명 정도의 주혼대상자가 있었다.
물론 여성들도 자신에게 동침을 요구하는 남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역시 비슷한 숫자의 남자와 동침을 허락한다. 때문에 가족은 여자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남자들은 누나나 여동생의 노동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남성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전쟁 등에서 자유로운 지역이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독특한 전통이 아닌가 싶다. 또한 척박한 생존환경에서 여성의 출생기회를 줄이는 일부일처제는 애시당초에 불가능한 지역이기에 가능했을 듯 싶다.
하지만 이곳도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는 게 눈에 띈다. 과거 무위도식이 취미였던 남자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장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여행자들의 유람선 노를 젓는 것도 배운다. 이곳의 특점인 이상 모계사회의 전통은 버리지 못하겠지만 탐욕과 재산 축적, 상속을 유도하는 인류의 욕망이 이곳에라고 예외일 리는 없다.
이제 갈수록 늘어나는 욕망법칙을 순화하기 위해서 이곳의 모계 사회는 가장 현명한 제도가 될수도 있다. 실제로 선진국은 결혼을 거부한 여성이 모수오족의 모계처럼 선택적으로 아이를 낳기도 하다. 이런 모습은 모수오족의 전통과도 참 닮았다.
사진은 아이를 업고, 모수오족의 서낭당에서 돌이는 하는 노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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