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1 - 중국, 진짜인가 가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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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창완 댓글 0건 조회 1,343회 작성일 04-07-01 00:00본문
이 글은 2001년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글 차이나드림에 관한 시리즈 입니다. 여전히 유효한 것들이 많아 옮깁니다.
-"중국은 있지만 우리가 얻기엔 멀다"
<차이나드림 1> 중국, 진짜인가 가짜인가
뉴욕 참사로 인해 세계는 분명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언제쯤 끝이 날지 알 수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그 사이에 가장 도드라진 것은 중국의 역할 부상이다. 중국은 상하이에서 열린 아펙회의를 계기로 세계의 중심에 서려 한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급속한 관심 증가도 그 일면이다. 그 방식은 어린 학생의 경우 중국 유학을 통해 미래의 성공을 꿈꾸고, 기업은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어떤 기업은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빗대어 최근에 ''차이나드림''이라는 말이 생겼다. 7차례에 걸쳐서 ''차이나 드림''의 실체를 파헤친다.
1부: 중국은 진짜다 혹은 가짜다
2부: 중국을 꿈꾸는 이들
3부: 중국 진출 10년 플러스 알파
4부: 중국 진출의 자화상
5부: 무너지는 차이나드림
6부: 왜 꿈이 깨어지는가
7부: 과연 출구는 없는가
기자는 얼마 전 한국방송의 한 팀과 같이 동행 취재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은 톈진 공항을 통해 중국에 들어왔다. 취재진들은 수년 전에 중국을 다녀간 것이 유일한 기억이다. 그들은 톈진의 초라한 외곽을 보고, 중국같다는 소리를 했다. 새롭게 단장된 웨이진루 근처에서는 생각보다 단장됐다는 느낌을 말했다.
이후 취재진은 베이징을 향했다. 외곽에서부터 중관춘 등을 돌며, 그들은 상상 이상이었다며 놀랐다. 다음 일정인 선전에 도착했을 때, 방송사 취재진들은 입을 다물었다. 선전을 처음 들른 기자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다음날 광저우를 통해 한국에 들어갔다. 광저우 동역에서 바이윈(白雲)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본 바깥 풍경으로 조금 위로를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은 광저우의 메인스트리트를 보지 않았다. 아펙회의로 인해 상하이 푸동을 들르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개방론 이후 중국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했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가 정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중국만은 독야청청했다. 과연 중국의 부흥은 얼마나 갈 것이고, 그 실체는 어떠한 것일까.
중국은 가짜다?
올 여름 한국에 번역 출간된 베커의 책 제목이다. 그는 자신의 논지를 통해 중국이 세계적인 강국이 아닐 뿐만 아니라 계층문제, 민족문제 등이 산적해 있어서 머잖아 정체되거나 파멸할 가능성이 많다는 논지를 편다.
하지만 그가 드는 예는 그다지 적절하지 못하다. 1년 수입 300위안 가량의 빈곤한 광시성 좡족의 생활이나 여전히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6억 가량의 농민인구 등이 그는 가장 중요한 걸림돌이자 중국 붕괴의 도화선이 된다는 시나리오를 쓴다.
산샤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포함한 환경재앙도 중요한 논거다. 물론 통제가 불가능할 만큼 거대한 부정부패, 리콴유의 쑤저우 신도시 건설을 수포로 만든 옹고집 정책, 황제처럼 살아가려는 지도자들의 문제, 독생자녀 문제점 등을 꼬집는다. 분명히 중국으로서는 허가 찔리는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미래를 보는 바로미터로 제시한 것들은 대부분 중국 스스로도 부끄럽게 느끼는 과거에 몰려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의 시선을 철저히 부정적인 측면에 몰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미개한 중국이 서양 선교사에 의해 교육되어야 한다는 오리엔탈리즘의 사고 방식이 곳곳에 숨어 있다.
사실 서양인의 눈으로 본 중국의 문제보다는 중국 내부에서 본 중국문제가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런 문제는 가장 강하고, 확실하게 꼬집은 이가 한국에 ''13억의 충돌''이라는 제목으로 책도 출간한 젊은 소장학자 한더치앙의 논리다.
''신좌파''로 불리는 그는 중국의 무조건적인 개방에 반기를 든다. 이미 목전에 치달은 WTO가입을 서두르지 말라고 충고하는 그는 허약한 중국기업이 세계 단위의 마케팅 능력을 구사하는 다국적 기업에게 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는다. 그는 자동차, 유통 등 각각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하면서 개방 전에 내강(內强)을 주창한다. 경쟁만능주의도 좋지만 경쟁력을 갖추어야 싸움이 되지 않느냐는 소박한 주장이기도 하다.
한더치앙의 논리가 가장 적실하게 증명된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이동통신분야다. GSM(유럽식디지틀방식)을 채택한 중국은 모토롤라, 에릭슨, 노키아 등 서구 3사에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당하면서 아직도 회복하기 어려운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라면 기술력이 뒤처진 나라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이런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무엇으로도 가릴 수 없는 중국의 발전
그럼 현재 중국 발전의 실체는 무엇이고,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갈 것인가. 위의 두 저자가 부정적인 전망 일색이라면 국내 경제신문사에서 최근에 기획한 ''차이나쇼크''는 중국을 보는 긍정론이 주를 이룬다.
한중경제포럼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참여한 이 책은 달라진 중국제품 미일산 맹추격, 경제강국 교두보 서부대역사, 중국이 만들면 세계표준, 다국적 기업의 최대 격전장 상하이, 중국경제기적의 비결 등 독자들로서는 쇼크를 받을 수밖에 없게 한다.
정말 중국의 현재는 그토록 대단한가.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8%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따리엔, 톈진, 옌타이, 웨이하이, 칭다오, 상하이, 푸저우, 닝보, 선전 등지로 어어지는 연해 지방의 발전은 기적에 가까울 정도다.
중국은 사회주의라는 체제의 특징을 활용해 과감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한국, 일본, 대만 등 근거리 투자자를 물색하는 한편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투자 1순위 지역으로 부각됐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자신의 국가를 투자우선국가로 부각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중국처럼 효과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중국을 만든 힘의 절반은 외자기업이었다. 실제로 경제발전의 주축인 연해지역은 각기 세계적인 기업들이 들어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따리엔의 경우 일본기업이 주축을 이루며 발전하고 있고, 톈진의 경우 한국기업과 미국, 일본 등이 산둥반도 연해 지역은 한국, 일본, 유럽쪽 국가들이 많다. 닝보나 선전 등 대만과 근접한 지역은 대만과 홍콩의 직접적인 투자지역이었다.
최근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 교수가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4~50년은 있어야 해 걱정은 없으니 각 분야에서 기술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 한국인 대부분이 이런 착각을 가졌다. 이런 착각은 중국 몇 군데만 돌아다니면 산산히 깨어진다.
상하이 푸동지구, 선전(심천) 경제개발특구 등 개발특구는 물론이고 베이징, 광저우 등 몇 곳만 돌아도 깨진다. 또 광저우 수출상품 교역회나 홍콩 전자박람회 등 몇 곳의 전시회만 다녀도 된다. 중국의 발전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1년에 2차례 열리는 광저우 수출상품교역회의 거래액은 150억 달러를 넘는다. 10일 동안 열리는 이 전시회는 전세계인의 전시장이 됐다.
가격도 싸고, 제품의 질도 좋은 중국산 제품을 구매해서 자국이나 제 3국에 매매하겠다는 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인다.
이런 강점은 재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에서 생긴다. 중국은 홍콩 반환 이후 선진화된 마케팅 능력 등을 흡수했다. 외자기업이 들어오면서 기업의 기술은 물론이고 각종 노하우들이 속속 중국에 들어왔다. 중국은 외자기업에게 철저하게 당근을 주고, 채찍을 가하면서 투자 러시를 일으켰다.
중국의 산업발전은 전방위적이다. 이미 세계 최대의 생산자로 군림한 가전시장은 물론이고, 대만과 홍콩을 통해 얻은 IT기술로 세계 시장을 넘본다. 대만이 직접 투자한 선전과 둥관(동관)은 세계 정보기술업계의 생산기지로 자리한 지 오래다.
거기에 WTO가입, 2003년 여자 축구월드컵 개최, 2008년 올림픽 등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이벤트의 행진은 중국을 세계적인 강국으로 부상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여전히 주시해야 할...
그럼 중국의 세계강국 부상은 확실한 것일까. 일단 미국을 뒤쫓고 있는 유일한 국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의 미래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관도 배제되어야 한다. 이런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중국 증권시장이다.
중국증시는 올해초 2200포인트까지 치닫다가 1500포인트를 위협하기도 하고 지금은 1700포인트 대에서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시장이 경제 전체를 대변할 수 없지만 중국 시장이나 기업이 가진 부실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는 된다.
중국 증시는 A증시 상장 기업의 절반 가량의 기업이 주가 10위안 미만(1600원 가량)으로 상장기업이 부실하기 그지없다. 최근에 블루칩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불확실하기 그지없는 시장이다.
''중국은 가짜다''의 저자 베커의 지적 중에 위협적인 것도 있다. 중국은 부강해지지만 일반인들은 오히려 박탈감을 느낀다. 부자들은 급속히 돈을 벌지만 가난한 이들은 이전에 있었던 복지혜택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과거에는 철되면 게를 한바가지 사다가 식구들끼리 쪄먹었지만 지금은 게 값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낸다"는 푸념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강력한 정부의 통솔력을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문제는 새롭게 만들어진 파이를 13억분의 1로 나누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발전속도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은 나아지지 않는다. 과거에 인건비면에서 유리한 생산기지라는 모토는 서서히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13억 인구에게 젓가락 하나만 팔아도"하는 막연한 상상도 서서히 없어져 가고 있다.
모래알처럼 분산된 소비자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금젓가락에 해당되는 물류나 마케팅 비용없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구는 물론이고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 그리고 같은 민족으로서 어드밴티지가 적용되는 대만과 경쟁하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더 이상 쉽지 않다.
-"중국은 있지만 우리가 얻기엔 멀다"
<차이나드림 1> 중국, 진짜인가 가짜인가
뉴욕 참사로 인해 세계는 분명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언제쯤 끝이 날지 알 수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그 사이에 가장 도드라진 것은 중국의 역할 부상이다. 중국은 상하이에서 열린 아펙회의를 계기로 세계의 중심에 서려 한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급속한 관심 증가도 그 일면이다. 그 방식은 어린 학생의 경우 중국 유학을 통해 미래의 성공을 꿈꾸고, 기업은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어떤 기업은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빗대어 최근에 ''차이나드림''이라는 말이 생겼다. 7차례에 걸쳐서 ''차이나 드림''의 실체를 파헤친다.
1부: 중국은 진짜다 혹은 가짜다
2부: 중국을 꿈꾸는 이들
3부: 중국 진출 10년 플러스 알파
4부: 중국 진출의 자화상
5부: 무너지는 차이나드림
6부: 왜 꿈이 깨어지는가
7부: 과연 출구는 없는가
기자는 얼마 전 한국방송의 한 팀과 같이 동행 취재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은 톈진 공항을 통해 중국에 들어왔다. 취재진들은 수년 전에 중국을 다녀간 것이 유일한 기억이다. 그들은 톈진의 초라한 외곽을 보고, 중국같다는 소리를 했다. 새롭게 단장된 웨이진루 근처에서는 생각보다 단장됐다는 느낌을 말했다.
이후 취재진은 베이징을 향했다. 외곽에서부터 중관춘 등을 돌며, 그들은 상상 이상이었다며 놀랐다. 다음 일정인 선전에 도착했을 때, 방송사 취재진들은 입을 다물었다. 선전을 처음 들른 기자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다음날 광저우를 통해 한국에 들어갔다. 광저우 동역에서 바이윈(白雲)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본 바깥 풍경으로 조금 위로를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은 광저우의 메인스트리트를 보지 않았다. 아펙회의로 인해 상하이 푸동을 들르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개방론 이후 중국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했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가 정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중국만은 독야청청했다. 과연 중국의 부흥은 얼마나 갈 것이고, 그 실체는 어떠한 것일까.
중국은 가짜다?
올 여름 한국에 번역 출간된 베커의 책 제목이다. 그는 자신의 논지를 통해 중국이 세계적인 강국이 아닐 뿐만 아니라 계층문제, 민족문제 등이 산적해 있어서 머잖아 정체되거나 파멸할 가능성이 많다는 논지를 편다.
하지만 그가 드는 예는 그다지 적절하지 못하다. 1년 수입 300위안 가량의 빈곤한 광시성 좡족의 생활이나 여전히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6억 가량의 농민인구 등이 그는 가장 중요한 걸림돌이자 중국 붕괴의 도화선이 된다는 시나리오를 쓴다.
산샤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포함한 환경재앙도 중요한 논거다. 물론 통제가 불가능할 만큼 거대한 부정부패, 리콴유의 쑤저우 신도시 건설을 수포로 만든 옹고집 정책, 황제처럼 살아가려는 지도자들의 문제, 독생자녀 문제점 등을 꼬집는다. 분명히 중국으로서는 허가 찔리는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미래를 보는 바로미터로 제시한 것들은 대부분 중국 스스로도 부끄럽게 느끼는 과거에 몰려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의 시선을 철저히 부정적인 측면에 몰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미개한 중국이 서양 선교사에 의해 교육되어야 한다는 오리엔탈리즘의 사고 방식이 곳곳에 숨어 있다.
사실 서양인의 눈으로 본 중국의 문제보다는 중국 내부에서 본 중국문제가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런 문제는 가장 강하고, 확실하게 꼬집은 이가 한국에 ''13억의 충돌''이라는 제목으로 책도 출간한 젊은 소장학자 한더치앙의 논리다.
''신좌파''로 불리는 그는 중국의 무조건적인 개방에 반기를 든다. 이미 목전에 치달은 WTO가입을 서두르지 말라고 충고하는 그는 허약한 중국기업이 세계 단위의 마케팅 능력을 구사하는 다국적 기업에게 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는다. 그는 자동차, 유통 등 각각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하면서 개방 전에 내강(內强)을 주창한다. 경쟁만능주의도 좋지만 경쟁력을 갖추어야 싸움이 되지 않느냐는 소박한 주장이기도 하다.
한더치앙의 논리가 가장 적실하게 증명된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이동통신분야다. GSM(유럽식디지틀방식)을 채택한 중국은 모토롤라, 에릭슨, 노키아 등 서구 3사에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당하면서 아직도 회복하기 어려운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라면 기술력이 뒤처진 나라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이런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무엇으로도 가릴 수 없는 중국의 발전
그럼 현재 중국 발전의 실체는 무엇이고,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갈 것인가. 위의 두 저자가 부정적인 전망 일색이라면 국내 경제신문사에서 최근에 기획한 ''차이나쇼크''는 중국을 보는 긍정론이 주를 이룬다.
한중경제포럼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참여한 이 책은 달라진 중국제품 미일산 맹추격, 경제강국 교두보 서부대역사, 중국이 만들면 세계표준, 다국적 기업의 최대 격전장 상하이, 중국경제기적의 비결 등 독자들로서는 쇼크를 받을 수밖에 없게 한다.
정말 중국의 현재는 그토록 대단한가.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8%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따리엔, 톈진, 옌타이, 웨이하이, 칭다오, 상하이, 푸저우, 닝보, 선전 등지로 어어지는 연해 지방의 발전은 기적에 가까울 정도다.
중국은 사회주의라는 체제의 특징을 활용해 과감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한국, 일본, 대만 등 근거리 투자자를 물색하는 한편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투자 1순위 지역으로 부각됐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자신의 국가를 투자우선국가로 부각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중국처럼 효과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중국을 만든 힘의 절반은 외자기업이었다. 실제로 경제발전의 주축인 연해지역은 각기 세계적인 기업들이 들어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따리엔의 경우 일본기업이 주축을 이루며 발전하고 있고, 톈진의 경우 한국기업과 미국, 일본 등이 산둥반도 연해 지역은 한국, 일본, 유럽쪽 국가들이 많다. 닝보나 선전 등 대만과 근접한 지역은 대만과 홍콩의 직접적인 투자지역이었다.
최근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 교수가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4~50년은 있어야 해 걱정은 없으니 각 분야에서 기술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 한국인 대부분이 이런 착각을 가졌다. 이런 착각은 중국 몇 군데만 돌아다니면 산산히 깨어진다.
상하이 푸동지구, 선전(심천) 경제개발특구 등 개발특구는 물론이고 베이징, 광저우 등 몇 곳만 돌아도 깨진다. 또 광저우 수출상품 교역회나 홍콩 전자박람회 등 몇 곳의 전시회만 다녀도 된다. 중국의 발전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1년에 2차례 열리는 광저우 수출상품교역회의 거래액은 150억 달러를 넘는다. 10일 동안 열리는 이 전시회는 전세계인의 전시장이 됐다.
가격도 싸고, 제품의 질도 좋은 중국산 제품을 구매해서 자국이나 제 3국에 매매하겠다는 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인다.
이런 강점은 재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에서 생긴다. 중국은 홍콩 반환 이후 선진화된 마케팅 능력 등을 흡수했다. 외자기업이 들어오면서 기업의 기술은 물론이고 각종 노하우들이 속속 중국에 들어왔다. 중국은 외자기업에게 철저하게 당근을 주고, 채찍을 가하면서 투자 러시를 일으켰다.
중국의 산업발전은 전방위적이다. 이미 세계 최대의 생산자로 군림한 가전시장은 물론이고, 대만과 홍콩을 통해 얻은 IT기술로 세계 시장을 넘본다. 대만이 직접 투자한 선전과 둥관(동관)은 세계 정보기술업계의 생산기지로 자리한 지 오래다.
거기에 WTO가입, 2003년 여자 축구월드컵 개최, 2008년 올림픽 등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이벤트의 행진은 중국을 세계적인 강국으로 부상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여전히 주시해야 할...
그럼 중국의 세계강국 부상은 확실한 것일까. 일단 미국을 뒤쫓고 있는 유일한 국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의 미래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관도 배제되어야 한다. 이런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중국 증권시장이다.
중국증시는 올해초 2200포인트까지 치닫다가 1500포인트를 위협하기도 하고 지금은 1700포인트 대에서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시장이 경제 전체를 대변할 수 없지만 중국 시장이나 기업이 가진 부실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는 된다.
중국 증시는 A증시 상장 기업의 절반 가량의 기업이 주가 10위안 미만(1600원 가량)으로 상장기업이 부실하기 그지없다. 최근에 블루칩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불확실하기 그지없는 시장이다.
''중국은 가짜다''의 저자 베커의 지적 중에 위협적인 것도 있다. 중국은 부강해지지만 일반인들은 오히려 박탈감을 느낀다. 부자들은 급속히 돈을 벌지만 가난한 이들은 이전에 있었던 복지혜택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과거에는 철되면 게를 한바가지 사다가 식구들끼리 쪄먹었지만 지금은 게 값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낸다"는 푸념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강력한 정부의 통솔력을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문제는 새롭게 만들어진 파이를 13억분의 1로 나누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발전속도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은 나아지지 않는다. 과거에 인건비면에서 유리한 생산기지라는 모토는 서서히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13억 인구에게 젓가락 하나만 팔아도"하는 막연한 상상도 서서히 없어져 가고 있다.
모래알처럼 분산된 소비자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금젓가락에 해당되는 물류나 마케팅 비용없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구는 물론이고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 그리고 같은 민족으로서 어드밴티지가 적용되는 대만과 경쟁하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더 이상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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