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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운남 여행기1-한국에서 쿤밍으로]3~4년 후에 우리가 여행할 공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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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창완 댓글 0건 조회 16,794회 작성일 07-03-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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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샹그릴라는 어디입니까
[중국 운남 여행기1-한국에서 쿤밍으로]3~4년 후에 우리가 여행할 공간이 있을까
btn_send.gifbtn_print.gif텍스트만보기btn_blog.gif  btn_memo_send.gif 조창완(chogaci)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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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먼의 중심부인 운화동에서 바라본 용문
ⓒ2004 조창완
기자는 베트남을 참 좋아한다. 심지어는 69년 10월 22일에 태어난 자신이 그해 9월 12일 영면한 호치민의 환생이고 싶어할 정도다. 다행히 그곳에 가볼 기회가 있었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 잡지로 옮긴 후 첫 출장지가 베트남이었다. 삼륜차인 시클로나 하얀빛의 아름다운 옷 아오자이, 다시 거대한 배에 올라서 몸을 파는 메콩강가 여자들의 삶도 인상적이었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호치민 전쟁박물관에서 만난 한 문구였다.

그 안에는 호치민이 갇혀있던 감옥 모습의 미니어처가 있는데 그곳 벽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내 몸은 감옥에 있지만 정신은 옥 밖에 있네, 큰 일을 이루고자하는 정신 또한 날로 커가네."(身體在獄中 精神在獄外 欲成大事業 精神更要大)

그가 느끼는 감옥 안과 밖은 우리가 쉽사리 말하기 어려운 극단의 풍경일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의 삶 그 자체는 자유로운 모습일까. 일의 감옥, 가정의 감옥, 우정의 감옥 등등.

어떤 이들은 이런 감옥에서 탈피하기를 원한다. 그곳이 어디일까. 도연명의 '도화원'이나 제주도 전설에 나오는 '이어도', 혹은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나오는 그런 낙원일까. 그런 이상향의 또 다른 용어가 영국 작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나오는 샹그릴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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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쿤밍후 중간의 여유로운 배들
ⓒ2004 조창완
이 소설에서 샹그릴라는 티베트 고원에 자리한 땅으로 사람들의 수명이 200년에 달하고 100살은 어린애 취급받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 중국에는 샹그릴라라는 지명이 두 곳 있다. 하나는 쓰촨성 다오청[稻城]의 작은 마을 샹그릴라 향이고 다른 하나는 윈난성 중디엔[中甸]현이다.

다오청이 작은 면 단위의 향을 만들자, 중디엔은 아예 군단위의 지명 자체를 샹그릴라로 바꾸었다. 다오청은 접근 자체가 너무 힘들어 힘을 잃었지만 중디엔은 갈수록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결국 동네 싸움에 지친 중국 정부는 에베레스트 동쪽에 넓게 포진한 설산 지역을 포괄적으로 지칭해 샹그릴라라는 개념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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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롭게 물담배를 피는 동전 교환원 아저씨
ⓒ2004 조창완
이곳 자체를 가장 신비롭게 하는 것은 설산이다. 옥룡설산이나 매리설산 등 신비한 느낌을 주는 설산이 가장 인상적이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등정객 사망률 14%인 반면에 등정객 사망률 90%의 무시무시한 공가산(貢嘎山 7556미터)도 이 샹그릴라에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곳 대부분 여성 중심의 모계사회라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루구후 주변은 물론이고, 대부분 지역이 주혼(走婚)의 풍습을 갖고 있다. 이 결혼 풍습은 여성을 중심으로 가족이 꾸며지고, 남자는 여자와 사랑을 해도 해가 뜨기 전에 그 집을 나서야 한다.

이혼 증가와 가정 파괴로 인한 가정 붕괴, 또 사유재산 남용으로 인해 에너지 과다소비 등이 문제가 되는 이 시기에 이들의 결혼방식은 대안이 아니라도 뭔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제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안내자라는 불편한 위치지만 3년 만에 샹그릴라로 향했다. 분명히 그곳이 이상향이 아님을 알지만 산소가 희박해지는 그곳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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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서 차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2004 조창완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중국의 대지는 쓰촨성을 지나면 서서히 푸른빛이 돌기 시작한다. 쓰촨이전의 산지가 왠지 생기가 없다면 쓰촨부터는 생기가 돈다.

이런 기운은 가끔씩 주토(朱土)가 인상적으로 비추는 윈난[云南]성까지 이어진다. 중국 공항 가운데 가장 시내와 가까운 쿤밍[昆明] 우지아빠[巫家壩] 국제공항은 이름부터 좀 특이하다. 공항이 생기기 전에는 무속인들의 고향이었을까.

쿤밍 시내는 사실 우리에게 그다지 인상적인 곳은 아니다. 하지만 4계절 모두 10~20도 전후의 포근한 날씨로 인해 편안한 안식을 주는 도시다. 산문보다 대웅전이 오히려 낮은 특이한 구조의 위앤통스[圓通寺], 사시사철 꽃 축제가 끊어지지 않는 쿤후[昆湖]공원은 한번 시간을 내서 둘러볼만한 곳이다.

쿤후 공원에 들어서면 쿤밍인들의 여유를 볼 수 있다. 공원 의자에 앉아서 마작이나 카드를 즐기는 이들, 공놀이를 즐기는 이들, 비파 등 악기를 연주하는 이 등 각자 취항에 맞추어 즐기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3억 인구의 나라에는 일하는 이들에 못지않게 일이 없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심하면 20대말부터 시작되는 중국판 정리해고 샤강[下崗]으로 인해 많은 이들은 일자리 없이 방황한다. 그렇다고 그런 이들이 모두 공원에서 시간 보내기에 열중하는 것은 아니다. 서민들은 정규직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생계 수단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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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남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가운데 하나인 궈치아오미셴 본점
ⓒ2004 조창완
쿤밍 시내에서 약간 벗어나면 중국 6대 담수호에 들어가는 쿤밍후가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시산[西山]이 있다. 산의 초입에는 원나라 때 지은 산칭거[三淸閣], 타이화스[太華寺], 화팅스[華亭寺] 같은 고찰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시산린 여행의 정점은 롱먼이다. 롱먼은 1781년에 착공하여 1853년에 완성된 석굴로 용이 벽을 뚫고 간 것 같은 특이한 모습으로 되어 있다. 사람들은 보통 올라가는 것이 힘들어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걸어 내려온다.

기자는 다른 이들을 다독여 올라가는 길을 선택했다. 잘못하면 등용문(登龍門)이 아니라 하용문(下龍門)이 되기 때문이다. 용문의 길은 아주 좁다. 그 길을 올라가다보면 우선 짜증부터 난다. 평소에도 그 정도니 주말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노동절(5월1일 이후 일주일 간 휴가철)이나 국경절(10월1일 이후 일주일 휴가철)에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된다. 그걸 믿고 각 지역 정부는 무차별하게 입장료를 올린다. 때문에 입장료 상승률은 매년 50%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당연히 걱정이 된다. 올림픽이 열릴 4년 후 중국. 과연 우리가 중국에서 여행할 땅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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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행의 동반자들
ⓒ2004 조창완
쿤밍은 윈난의 중심도시답게 급속한 발전하는 도시다. 내륙 깊숙한 도시로, 발전의 상징인 동부연안과 먼 만큼 발전이 더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천혜의 관광자원과 농업자원을 바탕으로 중국 주요 도시 가운데 발전 속도가 5위권에 드는 곳이다.

그에 맞게 각종 소비문화도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스타벅스와 패스트푸드 점이 점령한 쿤밍 번화가인 베이징루[北京路]나 진삐[金壁] 광장에는 그래도 과거의 맛이 하나 살아있다. 바로 궈치아오미셴[過橋米線]이 있기 때문이다. 특유의 부드러운 면발에 각종 특산물이 들어간 이 쌀국수는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곳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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