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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을 위한 중국견문록] 외자 기업이 없으면 중국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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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창완 댓글 0건 조회 1,256회 작성일 05-06-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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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을 위한 중국 견문록] 외자 기업이 없으면 중국도 없다!기사 번호:54876

조창완/자유기고가(jochangwan69@hanmail.net)b_another.gif 2005년 05월 30일

 
한 나라를 보면서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그 나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벗어던지는 일이다. 우리는 중국 하면 무엇을 먼저 떠올릴까. 흔히들 더러운 화장실이나 목욕을 싫어한다는 중국인 등 불결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거나, 거대한 땅, 마오쩌둥이나 한국전쟁의 개입과 같은 근현대사의 기억들을 떠올릴 것이다. 일견 이런 생각들은 맞기도 하지만 때로는 틀리기도 하다. 그저 관망자라면 이런 생각들이 큰 영향을 줄 수 없겠지만 중국인을 파트너로 삼아 일을 하거나,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하려는 이들이라면 잘못된 생각은 훗날 자신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우주를 향해 쏜 비행선의 각도가 약간만 벗어나도 우주에서는 엄청난 거리 차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창완 알자여행 대표가 매주 '비즈니스맨을 위한 중국견문록'을 들려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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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진개발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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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구 만들어 자본+기술 ‘두 토끼’…인프라 미비·중앙정부 말 바꾸기 주의해야

중국에서 여전히 애창되는 혁명가 ‘공산당이 없으면 새로운 중국은 없다’(沒有共産黨, 沒有新中國)를 패러디해 중국 현대 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외자 기업이 없다면 발전된 중국은 없다’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외자 기업 정책에서 나온다. 한국은 산업화 초기 이윤만을 추구하는 서구 기업들의 정책에 질려 외자 기업을 기피하고 국내 재벌 키우기에 치중했다. 당연히 외자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개발구는 마산이나 군산 등 자유수출공단과 같은 극히 한정된 곳에 만들었다. 이는 우리나라 특유의 국산품 애호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의 재벌을 키우지 않았다. 대신 폭스바겐, 모토로라, 삼성, LG, 에릭슨 등 첨단분야 기업은 물론이고 KFC,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까지 외자 기업을 받아들여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 중국 경제 발전의 전반에는 외자 기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모든 요소를 간과한 채 이렇게 단정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지나칠 수 있으나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외자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중국과 외자 기업의 관계는 절대적이다. 

덩샤오핑은 1976년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마오쩌둥의 후계자로서 마오쩌둥의 유산만을 집착하던 화궈펑과 5년여의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여 81년에는 완전히 권력을 장악했다. 이후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강화했다. 하지만 중국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것은 92년 1월18일부터 2월21일까지 중국 남방을 순시하면서 개혁개방을 독려한 이후다. 이 남순강화(南巡講話) 이후 나온 것이 바로 급속한 외자 유치다. 92년부터 3년 만에 839억달러의 투자를 받는 등 중국의 외자 유치는 이후 급속히 진전됐다. 이때부터 중국에선 정부뿐만 아니라 시, 현(縣)은 물론이고 구(區) 정부까지도 외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각 지역의 성장은 대부분 외자 기업에서 시작됐고, 이 열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발전의 산파가 된 외자 기업

외자 기업의 역할은 중국 전체의 발전뿐만 아니라 각 도시별로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중국 성장의 상징인 선전이나 상하이 푸둥의 발전은 대부분 외자 기업에 의한 것이다. 홍콩 자본이 집중적으로 들어와 베드타운까지 겸한 선전은 물론이고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푸둥의 발전도 대부분 외자 기업이 이룩한 것이다. 2004년까지 푸둥에 투자된 외국 자본은 500억달러에 이르고, 푸둥 총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외자 기업은 50% 이상의 재정수입과 대외무역수출을 담당하고 있으며, 하이테크분야 생산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말 그대로 외자 기업이 없다면 푸둥이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푸둥뿐만 아니라 개방 이후 매년 상하이 전체 수출액의 50% 이상을 외자 기업이 차지할 만큼 외자 기업의 역할은 지배적이었다.
 
현재 매년 12억달러 정도씩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은 타이완, 홍콩, 일본 등에 이어 4위권의 투자국이지만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커지면서 그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산둥반도의 칭다오, 웨이하이, 옌타이 등은 중소기업이, 톈진이나 쑤저우 등지는 대기업이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특히 삼성, LG, 대우, 현대 등이 대규모로 투자를 단행한 톈진의 경우, 도시 총생산의 15~20%(시 정부 발표는 10% 정도)를 외자 기업이 담당하고 있을 만큼 거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 6월까지 톈진의 외자 기업은 1만5천여개로, 협의된 외국인 투자액은 380여억달러에 달한다. 

상하이 푸둥이 장쩌민, 주룽지로 이어지는 정치인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화려한 발전의 산물이라면, 톈진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외양 속에 실속 있게 발전을 추진했다.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쑤저우(蘇州)다. 쑤저우 공업단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60곳을 포함, 2005년 3월 말까지 1888개에 이른다. 쑤저우시 전체가 지난해에 유치한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147억200만달러로, 쑤저우는 117억달러인 상하이를 제치고 중국 제1위의 외자 유치 도시로 떠올랐다. 특히 쑤저우는 초기에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가전 등에 투자한 지역으로 이 때문에 삼성 등 우리 기업에 대한 예우가 남다르다. 

각 성별 수백개의 개발구 존재

중국의 외자 기업 유치의 키워드는 개발구다. 중국 도시의 정책에는 언제나 ‘개발구’ 정책이 함께한다. 대형 개발구도 있지만 톈진만 하더라도 각 구 단위로 크고 작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야후차이나에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카테고리가 메인 ‘상업과 경제’ 아래에 존재한다. 바로 ‘공업과 경제기술개발구’(工業爲經濟技術開發區)다. 그 아래에 이미 100여개에 달하는 국가급 개발구가 있고, 또 하부 메뉴로 성별 카테고리가 있어 낮은 단계로 다시 수백개의 개발구가 존재한다. 중국 도시들이 외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개발구 정책이 항상 긍정적인 면만 있을 수는 없다. 인프라의 구축 없이 특혜만을 앞세운 개발구에 들어갔다가 전력이나 통신 등 기초적인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기업도 많고, 무리하게 추진한 특혜는 결국 순식간에 중앙정부의 입장 변화로 이어져 투자 기업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하지만 개발구는 중국에게 실은 거의 없고, 득이 되는 방식의 투자 유치였다. 가장 큰 이득은 문화대혁명 이후 사실상 기술 개발의 기반이 낙후한 중국에 자본은 물론이고 선진의 기술이 직접적으로 유입되는 더없는 방식이라는 점이었다. 
대기업의 경우 부품업계들이 자연스럽게 따라 들어왔다. 중국 기업은 낮은 단계의 부품 생산을 시작으로 점차 수준을 높여가면서 외자 기업의 세계에 접근했다. 백색가전의 경우 이미 한국이나 일본 등의 부품업체가 중국 기업에 경쟁할 수 없을 만큼 격차가 줄어들었고, 이런 상황은 완성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결국 개발구 정책을 통해 고용은 물론이고 기술적인 부족분까지 채우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는 개발구에 대한 탄력적인 정책으로 이득을 챙긴다는 것이다. 개발구의 경우 보통 길게는 50년에서 적게는 수년 단위로 토지 임대 계약을 맺는다. 임대조건은 대부분 투자 기업에게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 될 때까지 갖가지 세제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발전과 도시계획 등 갖가지 이유로 변화되기 일쑤다. 2002년 9월에는 베이징시가 WTO 규정을 이유로 지금까지 면제하던 토지사용료의 혜택을 폐지 혹은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자신들이 약속한 사항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미 투자를 완료한 기업을 상대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는 일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국 개발구 정책은 어쩔 수 없이 중국 정부나 각 지방정부의 이해관계에 묶일 수밖에 없다. 2002년 톈진에 입주한 삼성모방직은 파업으로 인해 적지 않은 곤혹을 치뤄야 했다. 대기업이어서 고용보험 등 각종 후생 문제를 철저히 해결했다고 자부했지만 파업이 시작됐고, 자신들의 원군이라고 생각했던 시정부도 묵묵부답이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파업은 사실상 시정부가 용인한 것이었다. 처음에 외자 유치를 위해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공장의 입주를 허가했지만 톈진시 전체 개발계획을 위해 공해 산업의 도심 밖 이주는 필수였고, 이를 위해 톈진시는 교묘하게 파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피하기 어려웠다. 우리 굴지의 대기업이 이 정도이다 보니,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외국 중소투자자들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조창완은 미디어오늘 등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중국으로 건너갔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여행과 방송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알자여행 www.aljatour.com 대표로 일하고 있다. <알짜배기 세계여행 중국>, <중국도시기행>, <차이나소프트>, <알짜여행 중국어>, <3인3색 중국기>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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