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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이 말하는 고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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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72회 작성일 04-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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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이 말하는 고미숙


어설프나마 독일문학에 심취해 있다가 대학 4학년 때, 김흥규 선생님 강의에서 <춘향전> <홍길동전>을 읽고 정신이 아찔해지는 감동을 맛보고 국문학으로 전공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첫 번째 전환점. 사설시조, 판소리 등 조선 후기 예술사를 공부하면서 석사 과정을 마쳤고, 박사과정을 밟던 88년 무렵 늦깎이로 <공산당 선언> <독일이데올로기> 등을 읽으며 고전문학 연구도 계급투쟁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기쁨으로 불면의 나날을 보냈다. 두번째 전환점. 그때부터 국문학계에서는 `얼치기 빨갱이'로 찍혔지만, 그래도 혼돈의 아수라장인 19세기 시조를 가지고 박사논문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마르크스주의의 지적 촉발 덕분이었다. 이후, 우발적인 계기로 현장평론에 뛰어들어 좌충우돌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연장선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공부든, 직업이든 제도권에 속박당하는 게 싫어 헤매던 차에 푸코, 들뢰즈를 만나면서 `외부에서' 사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다는 철학적 명분을 얻고서 환희용약했다. 세번째 전환점. 지금 서 있는 지점이다. 니체가 그랬다던가? 내가 누구인지 알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열거해 보라고. 그렇다면, 거의 대부분의 일상을 공유하는 수유연구실의 연령, 학벌, 성별 관계 없이 만나는 벗들, 아침 저녁으로 타고다니는 자전거, 늘 지적으로 나를 긴장시키는 선생님과 동료들, <말과 사물>, <천의 고원>, 루쉰과 나쓰메 소세키, 신채호, 계몽기 신문자료 등등, 이들이 바로 나다. 이 모든 것들과의 기계적 접속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유쾌하게 질주하고 있다. 또 다른 전환점을 향해.

가장 아끼는 물건 : 자전거.
취미 : 100년전 신문 읽기(요즘 신문은 가끔 봄)
연구실에서의 지위 : 주방 보조.
잘 하는 운동 : 탁구(주로 강력한 스매싱, 백이나 커트를 아주 싫어함)


1960년 강원도 정선 출생
▲83년 고려대 독문과 졸업
▲94년 고려대 국문과 박사
▲현재 연세대 출강, 수유연구실 운영

▲저서:
『한국고전시가선』(임형택 공편, 창작과비평사)
『18세기에서 20세기 초 한국시가사의 구도』 (소명)
『비평기계』(소명) .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소명)
『18세기에서 20세기 초 한국시가사의 구도』(소명) .
『19세기 시조의 예술사적 의미』 (태학사)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2003, 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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