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람 입맛에 맞는 음식
● 량차이(凉菜)
먼저 중국 음식은 량차이부터 시작한다. 량차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냉채라고 부르는 음식으로, 뜨거운 요리를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
- 샤오충빤도우푸(小蔥拌豆腐)
네모난 생 순두부에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파를 잘게 썰어 얹은 요리이다.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 여기서 빤(拌)은 ‘비빈다’는 뜻으로 잘게 썬 파와 두부를 비벼 먹으라고 방법을 말해 주고 있다. 예를 들면 빤바이차이하이따이쓰(拌白菜海帶絲)는 바이차이(白菜 : 배추)와 하이따이미역(海帶 : 줄거리)을 간장, 식초, 소금, 고추기름 등을 넣고 무친 것이다. 여기서 쓰(絲)는 실처럼 가늘게 썰은 모양을 말한다.
- 짱니우로우(醬牛肉)
우리 음식 가운데 장조림과 비슷하다. 다만 얇게 저며 차게 먹는 것이 틀린 점이다.
이 밖에 추천할 만한 량차이로는 산랄황과(酸辣黃瓜, 쑤안라황꽈), 당초황과(糖醋黃瓜) 등이 있다. 둘 다 생오이 절임인데 앞의 것은 시고 매운 맛, 뒤의 것은 달고 신맛으로 무난히 먹을 수 있다.
산(酸)이나 초(醋) 자가 들어간 음식은 신맛이 난다. 보통 중국 식당이나 가정에서 쓰는 식초는 우리가 쓰는 하얀 식초와 다르다. 중국 식초는 간장과 빛깔이 비슷해 좀 검고 식초 특유의 톡 쏘는 맛 이외에 향이 있다. 처음에는 그 향이 싫을 수도 있으나, 익숙해지면 오히려 하얀 식초보다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 나라에 시판되고 있는 무화과 식초와 향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 수차이(熱菜 볶음 요리)
- 위샹로우쓰(魚香肉絲)
돼지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썰어 죽순, 목이버섯, 잘게 썬 파, 생강 등 야채와 고추, 식초, 소금, 간장, 설탕 등을 넣고 볶다가 전분과 육수로 걸죽하게 마무리하는 요리이다. 짭짜름하고, 달고, 맵고, 약간 신맛이 나는 위샹(魚香)이라는 소스는 기억해 둘 만하다. 이 소스는 외국인이 가장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는 맛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차림표에서 ‘魚香’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음식은 일단 안심하고 시켜도 좋을 것이다.
- 징장로우쓰(京醬肉絲)
얇게 썰은 고기와 파, 양념을 두부피에 싸 먹는 요리다. 양념의 맛이 자장맛과 비슷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황허 이남에서는 하는 집이 드물다는 게 흠.
- 회이꾸어로우(回鍋肉)
비계가 약간 있는 돼지고기를 마늘종, 마늘, 양파 등을 넣고 간장과 식초로 간을 하여 볶는 요리이다.
- 탕추리지(糖醋里脊)
우리나라 탕수육의 원조 요리다. 지역에 빠라 초의 양이 달라서 아주 시큼한 곳도 있다. 보편적으로 우리 입맛에 맞다.
- 메이차이커우로우(梅菜拘肉)
우거지 위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얹고 간장 등의 양념을 하여 찐 요리이다. 커우로우(拘肉)는 가늘게 저며 찐 요리를 말한다. 쓰촨 요리이다.
- 꾸라오로우(古老肉)
돼지고기에 밀가루 옷을 입혀 튀긴 다음 소스를 묻혀 살짝 볶은 음식이다.
- 티애판니우로우(鐵板牛肉)
쇠고기와 양파, 파, 마늘 등을 기름, 참기름, 간장, 후추, 조미용 황주, 전분 등으로 간을 해 철판에 올려 놓고 지글지글 볶은 요리이다. 뚝배기 효과가 있는 철판에 그대로 요리가 담겨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음식은 돼지고기를 많이 쓰는데 이 요리는 쇠고기로 한다. 특히 쇠고기가 먹고 싶을 때 시키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마의쌍쑤(馬蟻上樹)
쓰촨 요리로, 이 이름은 요리의 모양에서 따온 것이다. 쇠고기를 가루를 내어 먼저 볶은 다음 당면과 섞은 요리인데, 잘게 다져진 쇠고기가 당면에 붙어 있는 모습이 개미(馬蟻)가 나무(樹)에 올라가는(上)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쓰촨 요리는 매운 것이 특징인 만큼 이 요리도 약간 매콤한 맛이 있다. 당면의 쫄깃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먹어볼 만한 요리이다. 식초로 간을 하여 볶는다.
- 꽁뽀우지띵(宮保鷄丁)
외국 사람이 비교적 좋아하는 중국 요리 중의 하나로 역시 쓰촨 요리이다. 닭고기와 땅콩, 고추, 오이, 당근, 양파, 생강 등을 조미용 황주, 간장, 설탕, 식초로 맛을 내어 볶은 요리이다. 마지막 글자 ‘丁’은 손톱 크기로 썬 모양을 설명하고 있다. 계정(鷄丁) 요리로는 이 밖에도 라즈지띵(辣子鷄丁) 등이 있다. 이것은 고추와 닭고기를 꽁뽀우지띵과 같은 소스로 볶은 요리이다.
- 싼베이지(三杯鷄)
닭고기를 깍두기 정도 크기로 토막내어 질그릇에(자토와 모래를 섞어 만든 뚝배기) 간장, 백주, 각종 조미료를 섞은 물을 한 컵씩 같이 넣고 끓이는 대만 요리이다. 싼뻬이(三杯, 세 잔이라는 뜻)는 양념이 각각 한 컵씩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 썅꾸여우차이(香姑油菜)
향고는 표고버섯이고, 유채는 겉절이 배추와 비슷한 채소이다. 이 두 채소를 기름에 볶은 요리인데 표고버섯의 향과 유채의 부드러운 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 후피졔쟈오(虎皮尖椒)
푸른 고추를 모양 그대로 센 불에 볶은 요리이다. 고추를 볶았을 때 노르스름한 반점이 생기는데, 이것이 호랑이 가죽과 비슷하다고 해서 후피(虎皮)라는 이름이 붙었고, 뒤의 두 글자 ‘첨초’(尖椒)는 끝이 날카로운 고추의 모양을 설명한 것이다.
- 마풔도우푸(麻婆豆腐)
역시 쓰촨 요리이다. 간장, 고추장, 참기름, 마늘, 파, 생강 등을 기름에 볶다가 깍두기 모양으로 썬 두부를 넣고 마지막에 전분으로 걸죽하게 하는 요리이다.
- 빠짠도우푸(八珍豆腐)
질그릇에 새우, 해삼, 표고버섯, 마늘 등과 살짝 튀긴 두부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하여 끓인 요리이다.
- 칭차오시아런(淸炒蝦仁)
칭차오(淸炒)는 기름에 깨끗하게 볶는 방법이다. 시아런(蝦仁)은 새우 살로 이 요리의 재료를 설명한다. 즉 이 요리는 새우 살을 기름에 볶은 요리이다.
- 꾸어빠(鍋巴)
꾸어빠는 우리 음식의 누룽지이다. 누룽지를 살짝 튀겨 삼선 소스를 위에다 부어 먹는 요리로, 누룽지의 고소한 맛과 소스가 잘 어우러져 아주 맛있다.
- 홍샤오치에즈(紅燒茄子)
가지를 중국식 고추장 같은 양념에 넣어서 볶은 요리다.
- 둥하이띵띵산(東海頂頂鮮)
풀은 계란 안에 새우, 해삼 등 갖가지 해산물을 넣고 찐 요리다. 산둥과 허베이 인근에서 먹을 수 있다.
● 주식과 탕류
중국 음식에서 주식(밥, 국수, 만두 등)은 요리를 다 먹은 다음 마지막으로 먹는다. 밥과 반찬을 같이 먹는 우리의 습관과 다르다. 밥 먹는 습관에 충실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중국 요리만 먹으면 뭔가 허전함을 느낄 것이다. 이럴 때는 종업원에게 밥을 요리와 함께 달라고 얘기하면 된다. 그렇지만 밥을 먹느라고 맛있는 요리를 먹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밥을 먹기 전에 먼저 국이나 수프를 마신다.
- 지룽위미껑(鷄茸玉米羹)
달걀을 부드럽게 푼 옥수수 수프이다. 보통 중국의 탕은 느끼한 경우가 많은데, 이 탕은 전혀 느끼하지 않고 옥수수의 고소한 맛이 국물과 함께 부드러운 맛을 내 우리 입맛에 맞는다. 이것을 마시면 전체 식사를 부드럽게 마무리할 수 있다.
- 미펀(米粉)
쌀가루로 만든 가늘고 납작한 국수를 말한다. 국물이 있는 국수가 아니라 볶은 국수이다.
- 빠쓰(拔絲)
우리 나라 맛탕과 비슷하다. 바나나로 만들면 빠쓰샹쟈오(拔絲香蕉), 사과로 만들었으면 빠쓰핑귀(拔絲平果)이다.
● 샤오츠(小吃)
중국은 아침을 많이 먹지 않는다. 보통은 집밖에서 작은 간식들을 사다가 먹는다. 또 밖에서 먹을 경우 간단한 먹거리들을 사다가 해결하기도 하는데 여행자들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 샤오롱빠오(小籠包)
상하이가 본고장인 작은 만두. 지금은 어느 도시의 간이 식당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입맛에도 맞는 편이다.
- 다오샤오미엔(刀削面)
국수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먹으면 된다. 안에 소고기 등을 넣어먹을 수도 있다.
- 라미엔(拉面)
깐수성 란저우(蘭州)의 라면이 유명한데, 각 지역에는 특색적인 라미엔이 있다. 우리의 국수와 비슷한데, 약간 매운 맛이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안에 고기를 넣으면 니우로우라미엔(牛肉拉面)이다.
- 지엔빙(煎餠)
계란 부친 것에 야채와 고기 등 갖가지를 넣어서 먹는 음식으로 아침 식사 대용으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다.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먹을 수 있다.
- 양로우추알(羊肉串)
양고기 꼬치다. 밤 거리에서 주로 파는 데, 맥주와 더불어 먹기에 안성 맞춤이다. 소 힘줄을 구은 ‘빤진’이나 양갈비인 ‘양파이’, 서대 같은 물고기를 구은 ‘위’, 근육이 들어간 ‘로진’ 등 골고루 시켜서 먹는 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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