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과 고구려, 항일운동 유적지를 찾아>(셋째날, 8월 6일) [출처] <백두산과 고구려, 항일운동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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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완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5-08-12 15:3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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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과 고구려, 항일운동 유적지를 찾아>(셋째날, 8월 6일)
-천지 못 보면 내 탓 같아요
셋째날. 드디어 백두산 천지에 가는 날이다. 이날이면 여행 인솔자의 마음은 무겁다. 천지를 못 보면 내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손님들에게는 일생에 한두번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더욱이 백두산은 종일 비가 예정됐다. 가이드 역시 나 못지 않은 부담감을 가진 일정이다. 그래서 통상 가이드들은 손님이 천지를 볼 확률을 낮춘다.
“천지 날씨 아시죠. 위랑 아래는 천지 차이가 납니다. 아래가 맑아도 천지는 안개에 쌓이면 볼 수 없습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오늘 여러분이 잘 덕을 쌓아 오셨기를 바랍니다. 물론 아버님, 할아버님도요.”
틀린 말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다. 몇가지를 고려하는 게 좋다. 아무래도 올해부터 많이 나오는 천지 2번 이상 보기 상품이 좋다. 북파 천문봉은 고도가 높아서 천지 보기가 어렵다. 특히 승합차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A코스는 더 높아 구름이 많고, 전체 뷰도 별로다. 왼쪽 B코스가 확률이 높고, 뷰도 괜찮다. 서파는 수면에서 20미터 정도 아랫니기 때문에 천지를 볼 확률이 높다. 남파는 그 중간 정도의 위치다.
이런 정보를 총 조합했는지 가이드는 새벽별 보기 운동을 선언했다.
“내일 가장 앞에 가지 않으면 사람들에 밀려서 모든 일정이 늦어집니다. 호텔 식사가 6시반부터니, 6시20분까지 로비에 짐을 내려두고, 방키 반납한 후 식사하세요.”
아내의 꿈인 호텔 모닝이 깨지는 순간이다. 조식 전쟁에 5성급이 어디있고, 4성급이 어디있을까.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모르는 ‘한 끼’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식당에 들어가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한국 여행객들이 들어서 줄을 섰다. 금방 줄은 길어졌다. 6시반이 되자, 우리 가이드가 줄에 상관없이 식사를 하라고 종용했다. 가이드는 식당 관리자에게 미리 묻고, 가능하다고 한 상황이어서 우리 손님들에게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식사 줄은 앞으로 나가지 않고 있었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이들은 자체 가이드가 오지 않아서 그냥 그대로 서 있었다. 우리로서는 앞으로 나갈 때, 뻘쭘할 수 밖에 없었다. 약간의 말들이 오갔다. 다행히 식사 줄이 나가고, 줄은 의미가 없어졌다. 나도 간단한 아침을 챙겼다.
그렇게 서둘렀건만 우리가 베이징취(北景口) 입장 대기석에 왔을 때는 2~3백명쯤 줄이 서 있었다. 7시반쯤 도착하니 이미 인파로 가득하다. 오르는 시스템은 많이 달라졌다. 이도백하에 있는 북파 센터에서 대형버스로 50분쯤 중간까지 이동해, 천문봉행 미니버스를 탄다. 20분 롤러코스터 같은 미니버스를 타면 천지 관람대 아래에 도착한다.
이동하는 내내 비는 내리다그치다를 반복하다가 큰비가 되기도 한다. 더욱이 정상부는 안개가 끼어 마음 부담이 크다. 우리 일행도 관람대서 20분여를 기다리니 안개가 오락가락하다가 잠시 천지를 보여준다. 맞은 편 봉오리까지 비췄으니 정말 감사한 천지와 대면이다. 아내도 첫 백두산 길에 천지를 봤고, 용우도 지난 가을에 아쉬움을 달랬다 생각했다. 잠시 얼굴을 보여주신 천지님은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가자 우리는 미련없이 집결 장소로 돌아왔다.
다시 승합차로 중간센터로 내려온 후 내부 환경차로 10분쯤 이동해 장백폭포를 구경했다. 뻔한 코스니 여행객들에게 집결 시간을 알리고, 나는 가족과 장백폭포로 향했다. 15년전에 장백폭포 오른쪽으로 난 길을 타고 가면 천지를 바로 만질 수 있는 코스가 있었다. 조금 힘든 코스인데, 나도 두차례 그곳 길을 이용했다. 이제는 낙석 문제로 인해 그 흔적만 남아있다. 부서지기 쉬운 화석석이기 때문에도 쉬사리 복구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안사람과 아들이 동행해 마음이 더 즐겁다. 3가족이 얼마나 더 여행할 수 있를까 아쉽기도 했다. 곧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는 여행 자체를 어렵게 하는 비가역적 요소다. 역마살이 몸을 언제까지 이겨내길 바랄 뿐이다.
-변화하는 송강하진
산중에 있는 중식당에서 점심을 하고, 다음 일정인 지하산림 트레킹을 향하는데, 비가 더 쏟아진다. 모두 동의해 이 일정은 포기하고, 호텔에 더 일찍 가기로 했다. 숙소인 송강하 풀만호텔까지 3시간을 가야해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여행 중 일정 변경은 고객의 동의 속에 이뤄지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천지를 보지 못했다면 소천지라도 보고 마음을 달래야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더욱이 지하산림은 트래킹 애호가라면 2시간 정도의 여정을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말 몸을 지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도 강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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